쉐보레 에퀴녹스 리뷰, 한국지엠의 깊어지는 고심...연기되는 출시일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여론 분위기 살펴

에퀴녹스의 경쟁력과 가격에 대한 고심

환경부 배기가스, 소음 인증 이미 완료 


한국지엠의 새로운 희망이자 이미지 쇄신에 가장 큰 역할을 할 신차인 에퀴녹스에 대한 보도가 계속 되고 있는 가운데 여러 정황과 일정에 대해 여러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그 중 유력한 것은 한국지엠이 내달 계획했던 에퀴녹스의 국내 출시 일정을 6월 이후로 잠정 보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산공장 폐쇄라는 돌발 사태 발생 후 이를 해결하는 것이 먼저라고 판단해서다. 게다가 내부적으로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비용을 제외한 모든 비용 집행을 일시 중지시킨 만큼 에퀴녹스 런칭 또한 연기가 불가피했다는 얘기다.   


우리는 현대차에서 새롭게 출시한 싼타페와 그 아래급이지만 내수시장에서의 경쟁을 할 유일한 대항마인 쉐보레의 에퀴녹스를 기다려 왔다. 예상치 못한 군산 사태가 터지며 계획이 틀어졌다. 정부와 산은의 GM 실사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 출시 시기를 조정할 예정이다. 그래야 소비자들이 한국지엠 거취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게 한국지엠의 판단이다. 이런 상황 속에 지엠본사 입장에서는 이미 에퀴녹스는 승인한 것으로 보이며 한국지엠의 어떻게 보면 최대주주와도 같은 산업은행의 입김이 이번 출시연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지엠과 산업은행은 무엇보다 가격 책정에 고심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수입 판매해야 한다는 핸디캡과 신형 크루즈 출시 당시 고가 정책으로 겪었던 논란을 해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형 SUV의 경우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차 쏘렌토, 르노삼성 QM6 등 쟁쟁한 차종들이 포진한 만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고선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경쟁차종의 출시 상황을 보고 에퀴녹스를 들여오려 했던 계획이 약간 수정된 것"이라며 "정부의 실사가 끝나는 대로 상황이 정리되면 캡티바를 대체해 중형 SUV 시장에 새 차종을 들여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차를 출시하는데 이렇게 많은 결정과 심사와 고심을 걸치는지 처음 알게 되는 사실 아닌 사실이 되고 있다. 당초 에퀴녹스는 이미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에 따르면 1.6 디젤 4륜구동 모델과 1.6 디젤 전륜구동 모델의 배기가스 및 소음 인증을 통과 했다고 밝혔다. 타 제조사들은 이런 인증을 빠르게 끝내지 못해 출시일을 미루고 있는데 한국지엠은 이미 인증이 끝난 신차를 계속해서 사측의 심사 결정 여부로 미루고 있다.



이미 국내 소비자들은 출시에 대한 기대감과 경쟁력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으며 출시일이 길어 지는 만큼 이런 기대가 커지고만 있다. 한국지엠에서도 내수시장에서의 가장 큰 경쟁력이 가격이라는 것은 알지만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을 그대로 가져오는 수입 구도 상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경우는 낮다. 


현재 에퀴녹스는 미국에서 1.6리터 터보 디젤 LT(기본형) 기준으로 3만1695달러(345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국내 가격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공식 출시하는 현대차 신형 싼타페의 경우 2.0과 2.2리터로 구성된 디젤 제품의 가격이 2895만~3710만원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엔진 배기량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상 2.0리터나 2.2리터보다 작은 1.6리터의 엔진을 가진 에퀴녹스가 싼타페와 비슷한, 혹은 비싼 수준이라는 사실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에퀴녹스는 이미 한 세대가 지난 신차라고 해도 무방하다. 자동차 시장은 매년 거듭될 수록 계속되는 첨단 장치들과 편의사양을 가지고 출시된다. 하지만 에퀴녹스는 연식이 오래 됐지만 키로수가 작은 중고차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요즘 관심이 높은 안전장치는 에퀴녹스의 경우 변별력이 떨어지고, 경쟁차를 압도한다고 보기 어렵다. 

에퀴녹스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전방충돌 경보장치, 긴급제동 보조장치, 후측방 경고장치, 사각지대 경고장치, 저속주행 자동제동시스템, 시트 햅틱 경고 등을 채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은 대부분 경쟁차들도 갖고 있다. 오히려 싼타페는 고속도로에서 제한속도에 맞춰 속도와 조향을 조절하는 고속도로 주행보조(HDA)를 넣고, 차 안에 사람이 남아 있으면 경고를 알리는 기능과 뒤쪽에서 차가 접근하면 문이 열리지 않는 기능을 갖추는 등 에퀴녹스보다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된다. 



더 큰 문제는 한국GM의 현상황이다.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철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에서 AS에 대한 소비자 불안과 브랜드 로열티(소비자가 브랜드로부터 얻는 자부심) 하락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 현재 영업일선에서는 기존 차종의 계약량이 70% 이상 떨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기꺼이 에퀴녹스를 구입할 소비자는 많지 않다는 게 쉐보레 영업사원 사이에서도 나돌 정도다. 


국산차 관계자는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것은 이미 많이들 알려진 상황이다"며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현재 한국GM이 처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자동차 구입 결정의 요소로 일부 작용하는 브랜드 로열티, 애프터 서비스 등에 대한 기대를 현재 한국GM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상태"라며 "출시도 전에 실패가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모든 상황을 고려해 보면 쉐보레에서 신차 효과를 내기 위해 에퀴녹스로 결졍 했지만 국내 상황과 현대-기아의 더욱 강력해진 신차 출시로 한국지엠의 고민과 한숨이 여기까지 들려올 정도로 상황이 힘들어 보인다. 과연 어떤 결정을 내려 점점 추락해 가는 브랜드 이미지와 판매량을 끌어 올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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