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모닝 리뷰 시승기, 작지만 강한 경차

기아 모닝, 경차 시장의 독보적인 강자


국내 경차 시장의 큰 획을 그은 기아 모닝은 기존의 시장을 지키던 마티즈을 대항하기 위해 내놓은 차이다. 시대가 거듭될 수록 많은 발전을 겪어온 기아는 이제는 스파크를 앞지르며 경차 시장에 우뚝 올라서게 되었다.

기아자동차가 오늘(18일) 모닝 터보를 출시했다. 이름 그대로 1.0리터 엔진에 터보를 더한 모델로 최고출력이 100마력으로 올라갔다. 가격은 1,454만원~1,544만원이다. 그리고 기아차는 모닝 LPI도 함께 출시했다.

작지만 강해진 모닝은 한 때 국내 자동차 업계를 주름 잡던 경차의 진 면목을 제대로 담아냈다.

모닝 터보는 4,500rpm에서 최고출력 100마력, 1,500rpm~4,000rpm에서 최대토크 17.5kg.m의 성능을 낸다. 일반 모닝보다 출력은 24마력, 토크는 7.8kg.m 오른 것이다. 이전 세대 터보 모델과 비교하면 출력은 6마력 낮아졌지만, 토크는 3.5kg.m 올랐다. 1마력당 무게(kg) 비율은 9.5로 아반떼 1.6 가솔린과 비슷한 수준이다.

아쉽게도 수동 변속기는 적용되지 않는다. 무단변속기(CVT)가 달렸던 이전 세대와 달리 4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되며, 연비는 리터당 13.0km(도심 11.6km/L, 고속 15.1km/L)며, 16인치 휠이 달린 모델은 리터당 12.2km(도심 11.0km/L, 고속 14.0km/L)다. 연비가 리터당 15.4km인 일반 모델보다 리터당 2.4km 낮다. 

시대가 변한 만큼 자동차에 대한 기준도 변하기 마련이다. 수동변속기의 반응력과 재미를 주는 요소는 있지만, 도심 속에서 운전으로 재미를 찾기 보단 빠르게 벗어나 안전한 곳에서 재미를 찾기 바란다.

경차는 대체로 힘이 약하다. 배기량 1리터 이하로 제한됐기 때문에 (터보 엔진을 제외하면) 75마력 정도다. 토크 역시 10kgm에 못 미치는 9.7kgm 정도라서 늘 ‘힘 부족’을 느끼게 된다. 대한민국 경차 라이벌, 모닝과 스파크의 파워는 ‘도긴개긴’이다. 

모두 3기통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이고, 신형 모닝이 76마력에 토크가 9.7kgm, 신형 스파크는 1마력 적은 75마력에 토크가 9.7kgm으로 동일하다. 최대 토크가 나오는 지점도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거의 비슷하고, 무게 역시 910kg 정도로 비슷하다. 다만 모닝은 토크컨버터식 4단 자동변속기가 달려 있고, 스파크는 무단변속기(CVT)가 달려 있는 게 큰 차이다.

구석구석, 이전보다 훨씬 섬세하게 만들었다. 촘촘히 색깔이 들어간 그릴은 물론, 안개등 주변의 크롬 마무리와 두 번 접힌 휀더 끝단 등 이전 세대가 성의 없어 보일 정도로 꼼꼼하게 마무리 했다. 물론 각 부품 간의 단차도 경차 치고는 흠잡을 데 없는 수준이다. 그리고 이 는 초고장력 강판의 새로운 플랫폼과 아주 잘 어울린다.

실내에 앉아보면 이전과 확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전 세대가 발랄한 느낌이었다면, 신형은 한층 차분하고 고급스럽다. 운전대만 봐도 ‘3스포크’ 스타일이 적용돼 이전 은색 플라스틱 범벅의 ‘2스포크’ 운전대보다 진지하다. 대시보드에 들어간 길쭉한 은색 장식과 센터패시아와 분리된 오디오 조작부 등도 ‘발랄함’보다는 차분한 모양새다.

공간은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좌우 너비나 앞 유리창까지의 공간 등 이전보다 딱히 나아진 느낌은 없다. 버튼을 누르는 느낌이나 소재의 촉감도 ‘거기서 거기’다. 시트는 수동식으로 조절되며, 운전대엔 위아래로 움직이는 ‘틸트’ 기능은 있지만, 앞뒤로 움직이는 ‘텔레스코픽’ 기능은 없다. 전시차의 수동식 공조장치 조절 버튼은 전자식이 아닌 기어나 케이블에 직접 연결된 방식이다.

트렁크는 2단으로 나뉜다. 선반 아래를 제법 깊게 파놓아, 좁은 트렁크가 작은 물건들로 지저분해지지 않게 배려한 모양새다. 기아차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트렁크 공간은 동급에서 가장 넓은 255리터라고 한다.

‘긴급제동보조장치’도 유로앤캡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데 도움이 되는 장치다. 유로앤캡은 지난 2014년부터 예방 안전장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점수에 반영해 왔다. 예방 안전장치가 있는 차와 없는 차의 평가 점수 차이는 별 다섯 개 만점 중 한 개 또는 두 개 정도 차이 날 정도로 크다. 실제로 기아 니로의 경우 예방 안전장치가 적용된 모델은 별 다섯 개로 최고점을 받았지만, 그렇지 않은 모델은 별 네 개를 받는 데 그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신형 모닝은 운전석 무릎 에어백, 직진제동 쏠림 방지 장치, 급제동 경보장치 등 안전도 실험에서 좋은 점수에 반영될만한 다양한 안전장치들을 적용했다. 물론 실제 안전에도 도움이 되는 장치들이다.

업계 전문가는 “모닝은 유럽 주력 판매 차종으로 유로앤캡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게 중요했을 것”이라며, “다양한 안전장치들이 유로앤캡을 겨냥했다는 느낌이 짙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유야 어찌 됐든 경차에도 다양한 안전장치가 적용되는 건 환영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모닝 터보는 '럭셔리'와 '프레스티지' 두 가지 등급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각각 1,454만원, 1,544만원이다. 일반 모델 같은 등급과 비교하면 각각 274만원, 279만원씩 더 비싸다. 모닝 LPi는 디럭스, 럭셔리 두 가지 등급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각각 1,090만원, 1,250만원이다. 

작지만 강한 모닝이라는 수식어는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다. 유럽 수출형은 이제 경차라기 보단 소형에 가까운 덩치로 커졌으며, 가격 또한 경차라고 하기엔 부담스러운 가격대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라이벌인 스파크가 있어 경쟁과 같은 경차의 두 라이벌은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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