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SM7 리뷰 시승기, 남다른 유럽의 프레스티지 감성

한 시대를 풍미했던 前플래그십 세단의 중후한 품격 SM7


우리는 잊지 못한다. 6기통 플래그십 세단의 한 획을 그었던 SM7의 감성을 말이다. 한 시대를 좌우했던 그 아성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하지만 시대적의 흐름을 제대로 타고 나지 못한 탓일까? 새로운 르노의 패밀리룩이 나오기 시작하고 중형, 대형의 정형화된 등급에서 세부적으로 나뉘면서 SM7이 설 자리가 모호해지기 시작하고, 아울러 다운사이징의 붐이 일어나면서 저만치 달아나버렸다.

하지만 저배기량의 6기통 세단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새롭게 자리잡고 있다. 부드럽고 조용하고 소리 좋고... 6기통엔 4기통으론 느낄 수 없는 '감성'이 있다. 저배기량 6기통은 '경제적인 6기통'이다. 3.0리터 이상의 세금 압박과 연비 압박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6기통 감성을 선사한다. 이제 마지막 남은 저배기량 6기통, SM7 2.5를 조금은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반갑기도 하다.

2017 SM7의 4,995mm에 이르는 긴 전장은 시장의 최신의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전폭과 전고는 각각 1,870mm와 1,480mm이며 휠 베이스는 2,810mm로 전장을 제외한다면 최근 데뷔한 중형 세단들과 큰 차이가 없다. 한편 차량 무게는 1,640kg로 경쟁 모델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SM7의 디자인은 지난 2014년에 진행된 페이스 리프트를 거치며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르노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가 느껴지는 전면 디자인은 세련된 감성을 드러내지만 기존의 SM7이 가진 외형적인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 상태로 디자인된 탓인지 이후에 개발 단계부터 르노의 디자인이 반영된 차량들에 비해 나름 대형 세단의 품격을 제대로 반영 못한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SM7의 디자인은 사실 트렌디한 디자인이라 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적인 완성도 부분에서 최근의 경쟁 모델과 비교를 하더라도 브랜드의 감성이나 완성도를 드러내기엔 손색이 없는 모습이다. 르노삼성이 SM7에 추구하는 디자인적 감성이 바로 그러한 것이다. 앞서 제목과도 같은 남다른 유럽의 프레스티지 감성, 만날수록 중수한 품격이란 말과 같이 특별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한편 18인치 프레스티지 알로이 휠은 그 크기 자체로는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차량의 전체적인 그래픽을 구성하는 부분에서는 높은 만족감을 준다.

실내를 살펴보면 차분한 디자인이 시선을 끄는데, 전체적인 디자인 이미지에서는 ‘가로의 균형감’을 중시한 최근의 경쟁 모델과 달리 센터페시아에 집중된 느낌이다. 대신 투 톤으로 구성된 대시보드의 구성과 특유의 볼륨감으로 계기판과 디스플레이 위를 감싸는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표면이 돋보이는 센터페시아는 여전히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물론 제원에서도 알 수 있지만 경쟁 모델 대비 전폭이 넓지 않기 때문에 실내 공간의 좌우폭이 그리 넓어 보이진 않다는 점과 대형세단이라고 하기에 오류로 남은 부분이기도 하다. 이에 르노삼성자동차는 이 부분을 고급스러운 표면의 시트에서부터 데코, 스티치 라인에 이르기까지 한 땀 한 땀 세심한 터치로 최고급 수입차에서나 볼 수 있는 프리미엄 이미지 연출한다. VIP패키지를 추가한다면 최고급 시트로  마치 누워있는 듯한 편안함을 제공한다. 사이드 쿠션이 항공기 일등석처럼 머리를 편안하게 지탱해 준다. 

SM7 3.5 V6의 보닛 아래에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자부심이라 할 수 있는 VQ V6 3.5L 엔진이 자리한다. 최고 출력 258마력과 33.7kg.m의 토크를 내는 이 엔진은 닛산의 주요 차량에 적용되는 VQ 엔진과 그 핏줄을 함께 한다. 이미 강산이 별할 정도의 시간 동안 꾸준히 채용된 엔진이지만 2017년 현재에도 여전히 현역으로서의 존재감을 강조한다. 여기에 6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하여 전륜으로 출력을 전달한다. 이를 통해 SM7은 9.4km/L의 복합 공인 연비(도심 8.2km/L 11.7km/L)를 갖췄다.

다만, 귀는 만족스러운데, 엉덩이는 불만이다. 속도를 높이면 높일수록 불안함이 엄습한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은 고속에서 허둥대기 바쁘다. 도로의 굴곡을 만나면 서스펜션이 끝까지 다 눌리면서 휘청인다. 팽팽한 서스펜션의 요즘 고급차와 달리, 마치 한 세대 전 고급차를 타는 기분이다. 허둥대는 서스펜션은 코너에 진입할 때도 발목을 잡는다. 급격하게 운전대를 돌리면, 바깥쪽 바퀴에 무게가 집중되면서 안정감을 잃는다. 이때 약간의 노면 굴곡만 있어도 바닥을 놓치면서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주행성능처럼 생김새도 '역동'보다는 '우아함'에 가깝다. 차체를 전체적으로 빵빵하게 부풀리고, 뒤쪽에서 살짝 떨어지는 캐릭터라인을 썼다. 긴장감 있는 스타일보다는 여유로운 세단의 매력을 강조한 스타일인 셈. 이런 차는 여유롭게 달리는 게 가장 잘 어울린다.

르노삼성의 편의성은 그대로 가져왔다. 도어와 트렁크 리드가 닫힌 상태에서 스마트카드를 가지고 차량을 떠나 감지영역을 벗어나면 자동으로 도어와 트렁크 리드가 잠기는 기능으로 짐을 들고 있거나 아이를 동반했을 때 더욱 편리한 오토클로징 기능과 인텔리전트 스마트카드를 소지한 상태에서 앞좌석 도어 손잡이에 손을 넣으면 모든 도어와 트렁크 리드의 잠금이 해제되는 매직 핸들은 고급형 세단인 SM7과 잘 어울린다.

그리고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SM7만의 기술력은 우수하다. 주행 중 차선을 바꿀 때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다른 차량의 존재를 알려주어 사고를 예방하는 최첨단 기술인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과 차량에 충격이 가해지면, 차의 앞부분과 트렁크 부분이 주름처럼 접히면서 탑승자가 받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구조로 설계해 안정감을 준다.

탑승자의 자세, 안전벨트 착용 여부 및 충격강도를 센서로 감지한 뒤 충격이 적을 때는 약하게, 충격이 강할 때는 강하게 에어백이 터지도록 강도를 조절하여 충돌 및 에어백으로 인한 사고를 대비하는 지능형 에어백이 적용돼 급작스런 사고에 대해 SM7이 미연에 예방해 준다.

르노삼성 SM7의 가격은 연비나 세금을 제외하더라도 SM7 2.5는 가장 경제적인 V6다. SM7 2.5의 가격은 3,465만원. 한 개 등급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기본형부터 웬만한 게 다 들어간 가격이다. 경쟁 모델의 가장 저렴한 6기통 엔진이 들어간 차는 그랜저(3.0) 3,550만원, K7(3.3) 3,560만원, 임팔라(3.6) 4,536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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