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더 뉴 K5 리뷰, 선택의 폭 줄이고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다
- 차한잔/차이야기
- 2018. 1. 29. 09:00
두개의 얼굴에서 하나의 얼굴로 합쳐진 더 뉴 K5
신형 K5가 출시되면서 기존의 특징들을 모두 지워버리고 새롭게 탄생했다. 그러면서 두개의 얼굴을 강조하던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도 하나된 얼굴을 강조하게 되면서 더욱 K5다운 면모로 거듭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기존보다 스포티하면서 고급스러운 얼굴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2015년 6월, 기아자동차는 2세대 K5를 내놓으면서 SX과 MX 등, '듀얼 디자인'을 강조했다. 스포티한 앞모습과 모던한 앞모습 중 골라 탈 수 있도록 '선택을 폭'을 넓혀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1.6리터 터보, 1.7리터 디젤, 2리터 가솔린, 2리터 LPG, 2리터 터보,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7가지 파워트레인을 준비하기도 했다. 이른 바 두개의 얼굴 8개의 심장이라는 거대한 타이틀을 달기도 했었다.
하지만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하나의 앞모습'으로 출시된 것에 대해 "기존 '듀얼 디자인'은 반응은 좋았지만, 구입 단계에선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며 "다양한 얼굴을 시도한 건 초반 홍보엔 도움이 됐지만, 고객 만족은 생각만큼 높진 않았다"고 말했다. 좋은 시도였지만 시장 반응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구매로 이어지기가 어려웠다는 얘기다. 옵션에 대한 고민도 해야하는데 디자인까지 선택하라면 아무래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기존 K5의 '두 얼굴' 중에선 스포티한 느낌의 'SX' 디자인이 많이 팔렸다고 한다. 다만 MX모델에 다이아몬드 3개가 박혀 있는 듯한 안개등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이런 구매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신형 K5의 앞모습은 더욱 스포티하고, 범퍼 아래 LED타입 안개등을 적용했다고 한다. 또한 K7에 적용돼서 좋은 반응을 보였던 음각 타입 세로형 그릴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하기도 했다.
▲기아 더 뉴 K5 제원 및 디자인리뷰
그리고 두개의 얼굴과 함께 또 사라진 것은 1세대 K5 때부터 흥행하던 2.0터보 모델이 사라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스팅어가 출시되면서 K5는 '잘 만든 중형 세단'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로 했다"면서 "기존 K5 2리터 터보가 담당했던 '고성능'은 스팅어 2.0 터보 모델이 '제대로' 담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K5는 2리터(가솔린과 LPG 모델)이 90% 이상 팔리고, 1.6터보와 1.7디젤, 2리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 등이 소량 팔렸다"면서, "다양하게 준비해 시장을 넓히려 했지만, 결국 K5는 2리터 위주의 중형세단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무래도 더 많은 판매를 위해 다양성을 강조하던 K5가 오히려 악영향를 줘 본래의 K5의 모습을 되찾은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
기아차의 K시리즈의 연속되는 출시가 기대되고 있다. K5에 이어서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선보인 K3 그리고 신형 K9 까지 신차들의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고객들의 편의성이냐 실용성이냐, 기아차의 선택은?
기아차의 신형K5의 출시와 함께 이슈가 되는 사항이 있다. 바로 LPI 모델의 트렁크에 배치된 LPG탱크다.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이러한 LPG차량은 렌트카와 택시인데 여행을 가거나 많은 짐을 싣는 경우 불편함이 생긴다. 바로 탱크로 인해 좁아진 트렁크 공간이다. 그래서 현대-기아차에서도 도넛형 LPG통을 고려했지만 뜬금 없는 이유로 백지화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아차 관계자는 "신형 K5 LPG 모델에 도넛형 LPG통을 고려했지만, 타이어를 바로 교체해야 하는 택시 운행 환경 때문에 기존 탱크형 LPG통을 그대로 적용했다"며 "도넛형과 탱크형, 두 가지 모두 생산할 계획도 있었지만, 물량 및 제조공정 문제로 '탱크형 LPG통'을 계속 생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결과적으로는 새롭게 제조공정을 추가해야 하며 이와 같은 과정 속에서 예산이 추가로 들기 때문이라는 걸 암시한다.
반면, 르노삼성의 LPI모델인 SM5와 SM7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트렁크 바닥에 내장되는 도넛형 LPG 통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트렁크 아래 스페어 타이어 자리에 쏙 들어있는 '도넛' 모양 LPG 통 덕분에 트렁크 전체를 넉넉하게 쓸 수 있다. 이런 불편함을 느꼈던 고객들은 택시나 렌터카는 물론, 장애우용 차로 특히 인기다. 휠체어나 목발 등을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요즘 길가다가 갓길에 차를 세워두고 펑크를 떼우며, 스페어 타이어를 교체하는 풍경은 잘 보기도 힘들고 사용할 줄 아는 사람들도 드물다. 세월은 스마트해 졌으며 보험으로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렉카 기사분들이 우리가 트렁크 문을 열기도 전에 도착하신다.
현대-기아차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할 순 있지만 기존 2세대의 모델 광고에서 보였던 다양한 선택의 폭을 이번 부분변경 모델에서는 대폭 축소하고,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한 듯 하면서도 제조공정으로 인해 편리성을 버리고 그대로 적용 됐다는 점에서 앞뒤가 바뀐 K5가 앞뒤가 맞지 않게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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