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광고에 53억?!, 현대-기아 美 '슈퍼볼' 광고 리뷰

2018 슈퍼볼 시작되다... 1초에 '2억'

슈퍼볼 전용 광고 제작한 현대-기아

숫자로 알아본 슈퍼볼의 의미

올해 슈퍼볼의 초당 광고비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18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슈퍼볼의 30초당 광고비는 53억원으로 초당 대략 2억원인 셈이다. 높은 광고비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슈퍼볼에 자사 광고를 싣기 위해 힘을 쏟는 이유는 슈퍼볼이 전 세계 모든 이벤트 중 가장 광고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고 그 효과는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각 기업들은 보통 슈퍼볼 시즌만을 위해 슈퍼볼에 내보낼 광고를 특별 제작하는데 우리나라 자동차 브랜드 중에선 현대와 기아가 매년 슈퍼볼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현대차는 2008부터 2014년까지 7년 연속 광고를 진행했다. 2015년엔 중단했지만, 2016년부터 재개해 이번이 10번째다. 기아차는 2010년부터 올해까지 9년 연속 광고에 참여했다. 매년 기발한 아이디어로 화제가 돼온 현대-기아차의 이번 광고도 우리가 봐온 광고와는 차원이 다르며 무언가 의미를 담고 있어 특별하다고 볼 수 있다.

첫번째로 볼 광고는 미국의 어느 잔디구장에서 어린이들이 축구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데 하필 슈퍼볼이 열리는 날 축구 경기가 잡혀 부모님들의 표정은 영 좋지 않다. 그러던 와중에 심판은 빨간색 코나를 몰고 나타나 곧바로 경기를 시작한다. 그런데, 그는 경기 시작 직후부터 한 어린이를 퇴장시켜 버린다. 이후 그는 '너무 귀여워서', '너무 열심히 해서', '쌍둥이어서' 등 황당한 이유로 아이들을 하나둘씩 퇴장시키면서 엉뚱하게 전개 돼 궁금증을 유발한다.

처음엔 황당해 했던 부모님과 아이들도 심판의 의도를 눈치 챘는지 순순히 판정에 따른다. 모든 어린이들이 퇴장 당하면서 경기가 종료되자 경기장에 있던 사람들은 슈퍼볼을 보기 위해 뛰기 시작한다. 심판도 축구공을 허공에 '뻥' 차버린 후 코나를 타고 슈퍼볼을 보러 간다. 엉뚱한 상상력으로 웃음을 주는 동시에, 코나가 함께 등장하며서 어색하지 않은 출연으로 자동자 광고임을 잠시 잊어버리기도 한다. 미국의 슈퍼볼에 대한 관심과 그에 따른 에피소드를 잘 담아낸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두번째 광고는 북미 올해의 차 승용차 부문에서 후보에 오른 스팅어를 담은 기아차의 광고다. 이번 광고는 슈퍼볼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특별한 의미 부여가 눈길을 끈다. 사드 쉬햅 기아차 미국법인 마케팅 총괄부사장은 "타일러와 피티팔디가 생각하는 젊음의 사고방식을 광고에 투영하고자 했다"고 광고의 대한 설명을 했다.

스팅어 광고는 황량한 서킷과, 신발끈을 동여매는 스티븐 타일러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타일러는 전설적인 록밴드 에어로스미스의 보컬로 막대한 인기를 누렸지만, 어느덧 70살 노인이 돼 스팅어를 운전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남김과 잠시 그는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서킷으로 향한다. 서킷 위엔 역시나 노인이 돼버린 '왕년의 F1 챔피언' 에메르손 피티팔디가 기다리고 있다. 

두 노인의 말년의 굉장한 추억을 담는 역대급 매치가 성사되나 싶지만 스팅어에 오른 타일러는 시동을 켜고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내 후진 기어를 넣고 뒤쪽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갑자기 왜 후진을하지? 라는 생각과 함께 거꾸로 달리는 스팅어와 함께 세월도 거꾸로 흐르고, 어느덧 타일러는 젊었을 적 모습으로 돌아간다. 그러면서 멋지게 다시 출발선상에 선 스팅어와 스티븐 타일러! 그를 기다리고 있는 건 열광하는 여성 팬들이었다. 역시 남자들은 일상을 애마와 여자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는 동물이라는 본능을 보여주지만 그 내면에는 나이가 들어 가지만 전성기때 열정과 자신감은 그대로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렇듯 짧은 광고 속이지만 의미심장한 의미를 부여해 궁금증을 유발하며 머릿속에 남아 있는 걸 강조한다. 심플하게 차동차가 달리는 모습과 브랜드의 이름만 넣는다면 중요한 슈퍼볼 경기를 앞둔, 혹은 끝난 후 그 광고도 같이 잊혀저버리고 만다. 그리고 엄청난 투자를 한 광고가 쓸모 없게 돼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하지만 이토록 슈퍼볼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나라가 가무문화가 발달했듯이 미국은 이와 같이 스포츠 경기를 다함께 지켜보며 파티를 여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전미소매협회(NRF)가 미국 소비자들이 올해 슈퍼볼에 지출할 것으로 추정한 금액이다. 무려 153억 달러, 우리 돈으로 16조623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41억달러에 비해 8.5% 증가한 수치다. 단판 경기지만 팀유니폼부터 음식과 음료 등 다양한 소비를 통해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일으킨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슈퍼볼 시청자수는 1억1200만명을 기록했다. 최근들어 시청자수가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1억명을 거뜬히 넘기고 있다. 미국인 3명 중 한 명이 슈퍼볼을 시청하는 셈이다. 지난해 미국의 단일방송 시청자수 상위 10위 중에서 아카데미시상식(3420만명, 5위), 월드시리즈 7차전(2840만명, 8위), 그래미시상식(2760만명, 9위)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부동의 1위 슈퍼볼을 비롯해 모두 프로풋볼 경기다. 

이 엄청난 경기에 입장권 또한 엄청나다. 올해 슈퍼볼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가장 싼 입장권 가격은 4150달러다. 지난달 26일 이후 51%나 급등했다. 현 추세라면 올해 입장권 평균가격은 지난 2015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슈퍼볼이 열리는 미니애폴리스 US뱅크스타디움은 NFL 미네소타 바이킹스의 홈경기장으로 수용인원은 6만4000명(최대 7만3000명)이다. 

지난해 슈퍼볼 광고에서 자동차업체들이 지출한 금액은 869억에 이른다. 자동차업체들은 지난해 다른 업종을 압도하는 8000만 달러의 슈퍼볼 광고를 집행했다. 통신, 영화, 주류업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1998년부터 2004년까지만해도 주류업체들이 가장 큰 슈퍼볼 광고주였다. 이 엄청난 투자는 또 다른 엄청난 숫자를 본다면 이해가 간다. 슈퍼볼 당일 지인들과 함께 슈퍼볼을 시청하는 파티를 계획 중인 미국인은 4500만명 이라고 한다. 또 6900만명이 이런 슈퍼볼 파티에 참석할 예정이다. 1100만명은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슈퍼볼을 시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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