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리뷰, 구조조정 신호탄? 단계적 철수의 첫걸음?
- 차한잔/차이야기
- 2018. 2. 25. 09:30
실적과 가동률 낮은 군산공장 5월까지 폐쇄
경영난 극복 위한 구조조정
GM본사의 신차 출시위한 압박
한국시장서 발빼기 수순?
한국지엠이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이 곳에서 생산하던 신형 크루즈와 올란도도 단종한다. 또한 2,000여 명의 근로자들에겐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 엄청난 결정이 급작스레 결정되면서 지역경제와 아울러 자동차기반 부품공장들이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수많은 가설과 기사들이 쏟아지면서 찬반논란이 불붙기도 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군산공장 폐쇄에 대해 "이번 조치는 한국에서의 사업 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힘들지만 반드시 필요한 우리 노력의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지속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지엠 임직원, 군산 및 전북 지역 사회와 정부 관계자의 헌신과 지원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전환 과정에서 영향을 받게 될 직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엠 입장에서는 높은 임금을 유지하면서 경영난에 시달리고 실적좋지 않은 공장을 폐쇄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렇지만 정부와 한국지엠 측과 완만한 논의 없이 통보에 가까운 결정은 아무리 좋은 결정이라 할지라도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폐쇄에 대한 여론과 노조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기도 하다.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한국지엠과 주요 이해 관계자는 한국 내 사업 성과 개선을 위한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GM은 글로벌 신차 배정을 위한 중요한 갈림길에 있으므로, 한국지엠 경영정상화와 관련해 GM이 다음 단계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2월 말까지, 이해 관계자와의 지속적 논의를 통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군산공장 폐쇄로 인해 한국지엠은 계약직을 포함한 약 2,000명의 군산공장 직원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우선 희망퇴직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절차는 5월 말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군산공장에서 생산되던 올란도와 크루즈도 단종 수순을 밟게 됐다. 내수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재고가 소진되면 더 이상 해당 모델은 판매되지 않는다.
높은 단가와 오래된 모델이 내수시장에서 외면받기 시작하자 이런 사태까지 벌어지기 시작했다. 크루즈는 풀체인지 모델가지 출시가 되었지만 준중형 답지않은 가격 선정으로 인해 신형임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저조했으며, 올란도는 쉐보레에서 SUV와 RV의 신형 모델이 계속 출시되고 유럽과 북미에서 베스트셀링카에 올라갔지만 국내에는 아직 출시가 되지 않고 있다. 이런 내부적인 고충 때문인지 신형 모델을 국내에 출시하는 것을 지엠 본사는 반갑지만 않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공장입장에서도 새롭게 출시되는 신형의 발주를 받아 생산을 한다면 실적도 좋고 또한 공장 가동률이 높아 지면서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수출은 커녕 내수시장의 물량만 배정받다보니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한때 생산량이 연간 8만대에 달했으나 내수와 수출 물량이 줄어들면서 2016년부터 3만대로 급감했다. 3500여명의 직원수도 2천명으로 줄었고 최근엔 한달에 5일 정도만 공장을 돌릴 정도로 일감이 더 줄어드는 현재를 맞이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GM 본사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뒤흔들 수 있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성이 약하다는 것이다. 건실했던 수출기지 군산공장 사례에서 봤듯 글로벌 시장 재편의 파도가 몰아치면 이를 막아줄 방파제가 없다.
실제로 GM 본사가 한국 공장에 신차 물량을 배정하지 않는 점이 대표적이다. GM은 부평에서 생산 중인 중형 SUV 캡티바는 생산을 중단하고 대신 4월쯤 ‘에퀴녹스’를 수입 판매할 예정이다. 임팔라에 이어 볼트EV, 그리고 에퀴녹스까지 수입 판매 차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부평이든 창원이든 향후 생산 물량이 급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부평공장과 창원공장도 군산공장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장담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카허 카잼사장은 이미 인도의 지엠 공장을 이미 정리를 하고 한국지엠사장으로 오게 됐다는 것은 불보듯 뻔한 지엠의 전략이 보인다.
이러한 전량수입 차량을 판매하는 기업은 존재한다. 르노가 그렇다. 초창기에 QM3를 이렇게 들여 오면서 없어서 못파는 상황까지 일어나기도 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이에 SM6, QM6에 이르기까지 르노가 신형 모델을 대거 투입하면서 내수시장과 수출까지 호재가 이어지고 실적도 가파르게 상승하는 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다만 한국지엠과 르노의 구조가 다른 것은 이번 사태가 일어난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과연 한국지엠이 자동차 내수시장의 큰 틀을 바꿀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고비용 저효율을 만들어내 높은 단가로 내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GM의 2인자 댄 아만 GM 사장은 13일 군산 폐쇄 발표 후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신규 물량 배정은 한국에서 진행되는 비용 재구조화 노력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군산 공장 폐쇄뿐 아니라 1인당 평균 8,700만원에 달하는 고연봉 구조를 깨야 한다. 하지만 노조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오히려 반복되는 임금협상으로 고비용 구조는 점점 심화될 우려가 크다. 실제로 한국GM 생산직 임금은 15년 전 인수 시점과 비교해 2.5배나 올랐다. GM 본사는 고비용을 이유로 신차 물량을 배정하지 않고 수출 시장도 닫아 버릴 수 있다. 한국GM이 먼저 수익 구조를 갖추는 것과 본사의 물량 배정 등 투자를 두고 옥신각신하다 완전철수할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때문에 GM이 정부와 산은의 도움을 받아 한국GM 정상화를 시도한다고 해도 미봉책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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