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그랜저(IG) 리뷰, 배출가스 측정 강화에 따라 생산중단 결정한 디젤 4종

상대적 판매 부진한 현대 디젤 4종 생산 중단 결정

9월부터 배출가스 측정 강화...WLTP 적용

LNT방식에서 SCR방식으로 변경 시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담


현대자동차가 국내에서 그랜저와 쏘나타, i30, 맥스크루즈 등 4개 차종의 디젤모델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에 따르면 국내 공장에서 이들 4개 차종의 디젤모델 생산을 중단하고 재고물량만 판매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전국 판매점에 해당 차종의 계약을 더는 받지 말도록 공지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 내수 시장에서 차지하는 디젤차 비중은 늘어나는 추세다.



디젤 모델을 주력으로 하는 디젤 비중이 많은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판매 재개와 SUV 차종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7월까지의 누적 판매량 가운데 디젤차는 49만433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0% 증가했다.



SUV 차종의 판매도 같은 기간 16.0% 증가했으며 수입차 전체 판매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폭스바겐과 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도 대부분 디젤차 위주로 수요가 발생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보아 기업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목적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현대차의 갑작스런 디젤 모델의 생산 중단 소식은 어떤 이유에서 인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아울러 명확한 차종의 제시와 함께 발표하는 것은 단순히 현대차 관계자가 말하는 것과는 앞뒤가 맞지 않다.




현대차 관계자는 "연비가 좋고 가격이 저렴한 하이브리드카는 물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그리고 전기차 등 친환경 모델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디젤차가 급감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내수 시장에서 디젤의 수요는 늘어나는데 현대차의 디젤차의 판매량이 줄어드는 현상은 두 가지 관점으로 나뉜다. 우선 해당 차종은 가솔린 모델이 주력으로 구지 더 비싼 디젤 모델을 선택하지 않으며, 높은 가격대로 인한 선택의 폭이 넓어져 수입차로 눈을 돌렸다고 추측한다.



아울러 현대차는 정부가 디젤엔진의 고연비 특성만 부각시켜 ‘클린디젤’이라며 장려하던 2010년대 초반부터 그랜저와 쏘나타 등 승용차로 디젤엔진 라인업을 확대했으나 요즘은 디젤차가 질소산화물(NOx)과 미세먼지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인기가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그랜저와 쏘나타의 연간 판매량 중 디젤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 및 2%에 그쳤다. i30와 맥스크루즈는 국내에서 전체 판매량 자체가 적어 디젤모델 유지 여부가 큰 의미가 없는 형편이다. 



그렇다면 국산차의 유일한 장점인 가격이 수입차와 비교해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의문을 가지기 전 디젤엔진의 매연 저감장치와 배출 기준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우선 가솔린의 경우는 미국식 법규를 따르고 있으며, 디젤엔진은 유럽의 법규를 적용해 실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미국이 더욱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해 미국에 주로 가솔린 모델을 수출하며, 기름값이 저렴한 미국은 디젤 보다 가솔린의 수요가 많기도 하다. 



이러한 대표적인 예가 바로 미국에서 폭스바겐의 디젤 차를 판매하기 위해 꼼수를 쓰다 엄청난 위기에 빠지면서 휘청하기까지 했다. 


두번째는 각 제조사마다 다른 방식을 사용하는 저감장치이다. 대표적으로 LNT와 EGR 방식을 쓰고 있다. 먼저 LNT(Lean NOx Trap) 희박 질소 촉매 방식은 NOx를 촉매제와 같이 붙여 두었다가 연소실에 연료와 공기중에서 연료 비율을 높여 나오는 Co를 이용하여 촉매에 붙은 NOx와 결합하여 산소를 떼어내는 환원방식이다. 약 70% 정도 효율성을 나타내며, 주로 2000cc 미만의 차량에 주로 이용해 왔다. 



이번에 BMW의 차량 화재 사고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EGR 방식은 정상적인 배기 사스의 일부를 다시 흡기하여 쿨러를 통해서 연소 온도를 낮춤으로써 NOx 배출을 낮추는 방식이다. LNT에 비해 NOx의 배출을 덜 하지만 대신 PM(미세먼지입자)를 많이 생산하게 돼 흡기관의 클리닝을 주기적으로 해줘야 하며, 분진이 쌓이게 되면 출력 및 연비 저하가 일어나는 단점이 있다.



유로5 일때는 매연 저감창지인 DPF(Diesel Particulate Filter)를 추가로 설치하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유로6으로 기준이 강화되면서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선택적 촉매 방식의 적용이 불가피하게 됐다. 


SCR 방식은 유레아 물질을 연소실에 같이 주입하여 NOx를 물과 질소로 변환하여 배출하는 방식이다. 유레아는 흔히 요소수로 불리며, 대표적으로 AdBlue라는 제품이 있죠. 국내엔 유록스란 이름으로 시판되고 있다. 이 방식은 지금까지 본 저감 장치 중에서 약 90%이상의 효율로 가장 좋다. 다만 지속적으로 디젤과 함께 요소수를 넣어줘야 하며, LNT에 비해 상당히 비싸 주로 대형 트럭이나 고급 세단위주로 사용해 왔다. 



한편, 환경부는 9월부터 새로운 배출가스와 연료효율 측정 방식인 국제표준 배출가스 시험방식(WLTP)을 모든 승용 디젤차에 적용한다. 측정 방식에 실제 도로 주행 조건을 포함해 인증 자체가 까다롭다. 가속과 감속 상황을 추가했고, 주행시험 시간도 30분으로 10분가량 늘었다. 


최근 현대 싼타페 TM이 이 방식을 적용해 출시되면서 중저가 디젤 모델에도 모두 적용이 되는 것이 아닌가 했지만 생산 중단이란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또한 새로 출시된 준중형 세단 K3가 디젤모델 없이 가솔린 모델로만 운영되는 것으로 볼 때 아반떼도 이와 같은 운영을 할 것이라 본다. 이제는 저렴한 국산차의 장점이 점점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만 적용 됐던 기준이 국제 표준 기준으로 하나씩 적용됨에 따라 가격 상승은 어쩔 수 없지만 우리의 안전과 미래의 환경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이행해야 할 사안들이다.



아울러 새 측정 방식은 국산차보다 수입차 업체에 더 불리하게 작용한다. 국내 법규에 따라 파워트레인 변경이나 개조 등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는 본사와 협의를 거쳐야 해 빠른 대처가 어렵다. 일부 수입차 업체들은 신차 국내 도입 시 인증이 까다로운 디젤 모델을 제외하고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 모델만을 출시하는 사례도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차를 둘러싼 악재에 저감장치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업체 입장에선 갈수록 디젤차 판매 자체가 부담되는 상황”이라면서 “새 측정 방식이 디젤차 퇴출을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