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시빅 세단 리뷰, 스포티한 감성의 패스트백 스타일 세단

틀을 깨는 혁신으로 새롭게 탄생한 All New Civic

혼다코리아가 월드 베스트셀링 세단 '올 뉴 시빅'을 국내 공식 출시했다. 디자인, 퍼포먼스, 편의사양 등 모든 면에서 동급 차종을 능가하는 스펙을 갖췄다고 한다. 서울 코엑스 밀레니엄광장에서 10세대 올 뉴 시빅의 출시 포토 행사를 갖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해외에서 혼다 시빅은 C 세그먼트 중 가격 대비 성능과 가치가 좋기로 유명하다. 1972년 세상에 처음 나온 이 차는 당시 배출가스를 적게 내뿜으며 뛰어난 연비를 보였던 CVCC(Compound Vortex Controlled Combustion) 엔진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러면서 일본차에 대한 선입견을 바꿔 놓을 정도로 반향이 컸다. 일상에서 불편함이 없고 말썽부리지 않는 무난한 차로 인식이 굳어갔으며, 지금까지 160개국에서 2,200만대 가까이 팔렸고 그렇게 4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올 뉴 시빅의 외관은 더 낮고 넓어져 역동적이고 강인한 느낌을 준다. 혼다의 익사이팅 H 디자인을 바탕으로 로우 앤 와이드스타일을 적용해 전고는 20mm 낮아지고 전폭은 45mm 넓어졌으며 휠베이스는 30mm 길어졌다. 여기에 풀 LED 헤드라이트, 시그니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17인치 알로이 휠, LED 턴 시그널 아웃사이드 미러, 크롬 아우터 도어 핸들 등을 적용했다.

모든 제조사들이 그러하듯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패밀리룩을 모델에 특색에 맞게 적용시켜 가치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그리고 혼다 역시 이와 같은 혼다가 명명한 '익사이팅 H디자인' 콘셉트의 패밀리룩을 계승했다. 토요타, 닛산 등의 일본 메이커들이 그러하듯, 보다 강렬한 인상으로 바뀌었다고 본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번 패밀리룩의 디자인은 혼다가 가장 인상적이고 매력있게 뽑아낸 모습이다.

인테리어 또한 외관과 같은 심플한 라인을 살리고 고품질 소재를 적용해 모던하고 고급스럽게 디자인했다. 또한 디지털 계기판, 안드로이드 기반 7인치 터치 스크린 오디오, 듀얼 존 오토 에어컨 등의 첨단 사양을 탑재하여 사용 편의성까지 높였다. 다만 첨단사양에 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부분에서 점수를 깎아 먹었다. 준중형 체급에 패들 시프트가 없는 것은 그렇다 쳐도 기어 노브를 통해서도 변속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다. RPM 범위를 넓게 활용하며 박진감을 전달하는 S모드와 저단 기어를 사용하는 L모드만 있다. 가속 페달은 오르간 타입이 아닌 위에 달려있는 방식의 페달이다. 박진감 넘치는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에 비해 아쉬운 점이다.

패스트백 스타일의 세단이라 뒷좌석 공간이 좁을 거라 생각했지만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공간 활용이 아주 잘 되었다. 그리고 보통 준중형 세단에서는 앞좌석에 대해서만 편의사양이 집중되는 반면 혼다 시빅은 뒷좌석에도 열선을 적용시키는 등 다양한 장치들을 배치시켰다. 또한, 다소 좁을 수 있는 트렁크공간을 뒷좌석 시크를 60:40으로 쉽게 접을 수 있어 용이하다. 이와 함께 따로 문을 잠글 필요가 없이 스마트 키를 소지한 상태로 차량에서 일정 거리 멀어지기만 하면 자동으로 문이 잠기는 편리한 도어 락 기능도 적용됐다.

신형 시빅은 혼다가 전면 충돌에 대비해 새롭게 개발한 차세대 ‘에이스 보디(ACE: Advanced Compatibility Engineering™ Body)’에서 만들어진다. 섀시의 59%를 고장력 장판, 14%를 초고장력 강판으로 구성해 안전성과 내구성을 향상했다. 혼다 최초로 B 필러와 후면 프레임에도 충격을 흡수하는 영역을 별도로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 유로엔캡(Euro NCAP)이 테스트한 신차 안전도 평가에 따르면 혼다 시빅 해치백은 별 4개를 획득해 기대에 못 미치는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엔진 기술을 보유한 혼다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2.0리터 i-VTEC 엔진은 파워풀한 성능으로 압도하는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선사한다. 차체의 무게는 덜어내고 프레임의 폭은 넓혀 동급 대비 월등한 연비효율과 친환경성까지 갖췄다. 시빅의 복합연비는 14.3㎞/ℓ다. 실제 주행에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공인 고속 연비는 16.9㎞/ℓ인데, 이는 어떻게 운전하느냐에 따라 크게 차이 난다. 타이어는 215/50R 17 크기의 브리지스톤 FT140이 장착된다.

다운사이징이 트렌드이자 효율적인 연비와 성능을 모두 잡아내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빅은 현행 모델과 마찬가지로 자연흡기 엔진을 쓴다. 요즘 이 체급에서는 연비 절감을 위해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을 쓰는 게 일반적이다. 고배기량에 자연흡기를 선호하는 미국 시장을 의식한 흔적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10세대 시빅은 미국 현지공장 생산 모델이라서 그런지도 모른다.

혼다의 중형세단인 어코드의 인기는 우리나라에서도 뜨겁다. 세련된 디자인과 뛰어난 연비 그리고 탁월한 성능과 '혼다 센싱'이 조화를 이뤄 일본 장인정신이 깃든 차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시빅은 이러한 어코드의 명성에 잠시 묻어가려는 듯한 인식이 자꾸만 생겨나고 있다.  뚜렷하게 주행에서 재미를 느꼈다면 또 모를까, 무난한 주행감 정도에 사고가 나지 않는 사회를 구현한다는 안전 편의 장치 '혼다 센싱'까지 빠진 마당에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가격 책정이다.

혼다 올 뉴 시빅의 국내 출시 가격은 3,060만원이다. 비슷한 급의 국내 제조사들의 차량과 가격을 비교해봐도 400~500만원 가량 더 비싸다. 아무리 국내 제조사들의 차가 썩 그렇게 믿을 만한 차는 아니지만 체급을 하나 더 올릴 정도의 가격을 더 주고 혼다 시빅을 구매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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